인생이 반짝반짝 챌린지/미니멀라이프

버리기 3회차 - 안쓰는 가구 3개

멜리에(mealea) 2020. 4. 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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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들을 비우고 비우다가 이래서는 끝이 안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자잘해서 사진조차 찍지 않은 물건들이 끊임없이 나왔고 버리고 또 버렸다.

20리터 쓰레기봉투 2개를 꽉꽉 채워 버렸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이 잡동사니들이 들어있는 곳들, 물건의 집들을 없애면 더 쉽지 않을까?'

 

냉장고 옆에 있던 수납장 1개, 플라스틱 수납장 1개, 그리고 꽤 망설였던 화장대 1개.

 

평소에는 너무 자연스럽게 집 안에 위치해있어서 크게 신경도 안쓰고 살았었는데 미니멀을 결심하고나니 이 세가지들이 그렇게 거슬릴 수가 없었다. 

 

첫번째로 냉장고 옆에 있던 수납장. 사진으로 보다시피 제대로 관리조차 하지 않아 먼지가 군데군데 뽀얗게 앉았다. 안에 넣을 것도 마땅치 않아서 그냥저냥 방치해두고 있었다.

 

두번째로 플라스틱 서랍장. 맨 처음 사왔을 때는 눈에 거슬리는 잡동사니들을 넣어둬야지 라는 생각으로 썼는데, 정말 그 말대로 잡동사니들이 엄청 늘어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일단 서랍장 안에 들어가면 눈에 보이지 않았으니까 '다 정리 완료!'라는 생각으로 구겨넣기일쑤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저 안에 대체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큰맘먹고 정리하니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르는 물건들이 꽤 많이 나왔다. 정체를 알수없는 케이블선과, 엄청 긴 랜선, 유통기한에 임박한 육포, 집에 벌레도 없는데 개미없애는 약 등.. 대체 과거의 나는 무슨 이유로 저것들을 샀고, 저 안에 처박아 둔것일까? 

 

세번째는 끝까지 고민했던 화장대이다. 맨 처음 현재 살고있는 집에 이사왔을 때 편히 화장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게 아쉬웠다.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이 예쁜 화장대에 앉아서 곱게 화장하고 있는걸 볼때면 나도 저런 화장대가 있으면 더 정성들여 화장하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리고 고르고 골라서 맘에 드는 화장대를 샀는데 아뿔싸 막상 화장대를 써보면서 알았다. 나는 화장고자에다가 화장하는 것 자체를 즐거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평소에 땀을 많이 흘리는데다가 얼굴에 뭐가 씌여진 기분이라 화장을 즐겨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안되는 화장해야 하는 일들에는 대충 얼굴에 그리느라 서서 움직이면서 화장을 하곤했다. 화장대가 있음에도 화장실에서 서서 화장을 하는 일에 더 편함을 느낀 것이다. 심지어 화장품도 별로 없어서 화장대 안은 늘 텅텅 비어 있었다. 왠지 비어있는 화장대가 맘에 들지 않아서 이런저런 화장품을 사 넣었지만 역시나 안썼고, 이번에 확인하니 기본 유통기한이 2년은 지난 것들이 잔뜩이었다.

 

나는 과거에 뭘 그렇게 갖고싶었을까? 필요한 건 다 갖고 있었지만 그것들을 활용할 생각은 전혀 안했고, 그저 나한테 없는 물건들만 정말 갖고싶었다. 이것만 있으면 내 삶이 완벽해질 것 처럼말이다. 하지만 가지면 가질수록 삶은 엉망이었고 관리가 되지 않았고 방치해두고 처박아두곤 했다. 이번에 미니멀라이프를 제대로 실천하면서 저 가구들을 떠나보내며 다시 한 번 나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진짜 나에게 필요한건 뭔지, 소중한 건 뭔지 깊이 생각해보며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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