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시간

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국회도서관 서평]

멜리에(mealea) 2023. 12. 2. 10:00
728x90

 

 

 

요즘 집중력 부족을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나에게

눈이 번쩍 뜨이는 책과 서평이 나타났다.

 

컴퓨터를 봐도 끈질기게 바라보지 못하고

책을 읽어도 두 세 페이지 읽다 말고

핸드폰을 들여다봐도 휙휙 대충 넘기기 일쑤고..

 

워런 버핏은 보고서를 500페이지씩 읽는다는데

그보다 훨씬 젊은 나는 대체 왜 이런 똥망 집중력을 가지고 있는건지 대체 ㅠㅠ

 

이보다 더 어렸을 땐 집중력이 꽤나 좋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머리에 안개가 낀 것 마냥 뿌옇다. 

 

장형심 교수님의 서평과 저 책을 읽고 내 도둑맞은 집중력을 찾아와야겠다!!!

 

대체 왜 집중할 수 없는걸까?

 


 

"오랫동안 우리는 자신의 집중력을 당연시했다. 마치 집중력이 가장 건조한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선인장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집중력이 선인장보다는 난초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안다. 난초는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말라죽을 것이다." - 420쪽

 

최근 당신은 한 권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거나 장문의 독서를 정독하거나 또는 이와 유사한 과업을 수행할 때 산만함으로 인해 집중이 어려웠던 적이 있는가? 당신의 지성을 한층 더 깊고 풍요롭게 이끌던 몰입 상태로의 진입이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진 적이 있는가? 당신은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지 또는 점차 더 심해지는지 궁금하거나 염려해 본 적이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요한 하리의 저서 [도둑맞은 집중력]은 바로 당신을 위한 서적이 될 수 있다. 이 책을 다 읽게 될 즈음이면 당신은 집중력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획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자신의 집중력을 돌보려는 신중하고도 중요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뎌 볼 수도 있다.

 

집중력은 충동을 조절하고 선택적이고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두뇌의 힘이다. 집중력이 높을수록 효율적인 일상생활, 학업이나 과업의 성공적인 수행, 성취는 높아진다. 그러나 놀랍게도 오늘날 우리의 삶을 깊숙이 파고든 소셜 미디어나 웹사이트의 운영 원리는 인간의 정신집중 기제와 어긋나는 작동기제에 기반을 둔다. 이익 추구가 그 모든 가치에 앞서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 내의 '설득산업(persuasion industry)'은 사용자의 동기 유발을 통해 이익을 파생시키려는 명시적 의도로 사용자의 주의를 은밀한 방식으로 지속하여 방해하고 최대한 정신을 산만하게 이끈다. 이를 위해 설득산업의 주요 병기로 작동하는 각종 전기기기, 소셜 미디어, 수많은 웹사이트가 치밀하게 설계되고 운영된다. 사용자로 지칭되는 개인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이며 행동하는 것도 자신이기에 자신의 행위에 대한 집중과 통제를 행사하고 있다고 여기지만 어쩌면 이것은 의도되고 설계된 착각일 뿐일 수도 있다. 많은 경우 우리의 행위는 사용자의 생각, 선택, 행동을 조종하기 위해 치밀하게 작동하는 알고리즘에 의해 끊임없이 암시되고 동기화되고 지배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신경과학, 공학, 철학,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 의학 등을 포함한 각 분야에서 쏟아낸 방대한 양의 연구 결과물을 면밀히 고찰하고 세계적인 과학자 및 전문가 집단을 체계적으로 인터뷰하며 집중력 파괴 또는 집중력 상실의 주요 원인을 전바우이에서 포괄적이고 냉철하고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마침내 결론에 도달한다. 집중력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개인적 차원 이상의 것으로 그간 우리의 집중력은 거대 세력에 의해 조직적으로 약탈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산만함의 증가에 따른 집중력의 위기는 본질적으로 우리 생태계 내에 존재하는 구조적 병폐가 그 주된 원인임을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집중력 약탈의 주번으로 저자는 과도하고 빈번한 멀티태스킹, 양질의 수면 결핍, 테크 기업들의 설득산업 모델, 독서 붕괴, 스트레스 및 만성적 각성 상태, 첨가물로 가득 찬 불량 식단, 성급한 약물 의존 치료, 잘못된 양육방식, 고장 난 교육 등을 지목한다. 그리고 각각의 요인이 우리의 집중력을 어떤 방식으로 약탈하고 파괴하고 있는지 실증적 근거에 기반하여 폭로한다. 각각의 요인을 짚어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저자의 일화들은 독자의 일상 경험들과 매우 가깝게 중첩되며 독자의 공감을 일으키고 흥미를 더한다.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는 인공지능 및 기계의 급속한 진보는 일면 우리에게 섬뜩한 두려움을 안긴다. 지금 우리는 인간 본연의 고유성, 자율성, 유능성, 창의성, 관계성이 더 보호되고 강조되는 시대를 살아내고 있다. 집중력은 인간 존재의 심리적 강점들을 배아하고 성장시키고 꽃 피우는 토양이다. 이 책은 개인의 심리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의 상호작용 속에서 우리의 집중력이 어떻게 은밀하게 소비되고 도난당하고 조종되는지 정교하게 파헤치며 집중력 위기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제공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도난당하는 우리의 집중력을 보호하고 회복시킬 수 있는 해결 방안들을 다면적인 동시에 다층적으로 제시하며 새로운 지평을 연다. 쉬운 해결책은 없다. 그러나 집중하지 못하는 개인과 사회는 더 위험하다. 집중력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안의 모색은 마치 낯선 곳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어렵게 지도를 구한 것 같은, 어쩌면 어두운 망망대해를 표류하다 반짝이는 등대를 발견한 것 같은 반가움을 건넨다.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