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시간

세습 자본주의 세대 : 88만원 세대는 어쩌다 영끌 세대가 되었는가? [국회도서관 서평]

멜리에(mealea) 2023. 11. 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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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님께서 국회 도서관에 서평 써주신 것을 가져왔다.

세습 자본주의 세대 라는 책인데 부제가 아주 심금을 울리는 주제다.

'88만원 세대는 어쩌다 영끌 세대가 되었는가?'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책을 곧 읽을 예정이지만

먼저 서평을 접해보고자 한다.

 

밑에는 필사의 개념으로 그대로 적어두었다. 위의 이미지가 읽기 힘든 분들은 아래 글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불행히도 한국 사회는 세습이 아니고는 피라미드 위로 가기 어려운 곳이 되어가고 있다."  - 332쪽

 

 한국 사회에서 1980년대생들은 누구인가? 이들은 10대에는 이해찬 세대, 20대에는 88만 원 세대로 불렸으며, 30대를 살고 있는 지금은 영끌 세대로 불리는 세대이다. 이들은 대학 시절 운동권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진보적이었고 어떤 세대보다 노무현에게 열광하고 문재인을 지지했던 세대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누구보다 문재인에게 실망했고, 다시 두 달도 안 돼서 자신들이 선택한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렸다. 1980년대생들의 이러한 정치적 변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모두 어떤 세대엔가 속하기 마련이며, 자신이 속한 세대가 공유하는 동질적인 경험과 의식, 세대 특유의 문화와 감성 속에 산다. 반대로 동일한 사건도 세대에 따라 다르게 경험되기 마련이고, 따라서 각자 서로 다른 시간 지평을 살아간다. 그러므로 각각의 세대가 동시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세대를 뒷받침하는 특유의 감성은 무엇인지 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생애사를 토대로 다른 80년대생들의 이야기를 교차시켜 가며 교육과 일자리, 부동산, 결혼 등 30대까지 살아오면서 이들이 맞닥뜨렸던 문제들을 토대로 한 세대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있다.

 

먼저 이 책은 저자 자신이 겪은 주거 문제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간다. 고시원과 반지하, 빌라 등등을 전전하면서 자신이 어떻게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족이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딘가 사업화 세대가 단칸방 사글세에서 시작해서 목돈마련을 위해 영양실조까지 걸려 가면서 집 장만에 성공했다는 이야기와 닮은 구석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80년대생들의 내 집 마련 경험담은 이전 세대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이전 세대의 경험담이 성공의 서사였다면 영끌 세대의 경험담은 좌절의 서사이다. 40~50대들이 부동산 폭등기에 갭투자 등으로 자산 증식에 성공했다면, 30대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는 경험을 해야 했다. 80년대생들은 연봉 1억원을 벌어도 서울에 집 장만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들은 또한 대치동을 중심으로 사교육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자란 세대이자 비정규직이 보편적 고용 형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경험한 첫 세대이기도 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능력주의적 가치를 체화하고 있지만 평생직장에 대한 기대는 애초에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 노동자로 전환하는 것은 절대 선이 아니라 약탈적 상황으로 인식될 뿐이다. 집을 장만할 수 없다는 공포에 괜찮은 일자리마저 구할 수 없다는 공포까지 더해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첨예한 논란을 야기했다.

 

부동산과 일자리 문제는 경제적 독립과 결혼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실업과 부동산, 결혼 불능 문제는 서로 얽혀 있다. 30대들이 특히 부동산에 민감했던 이유는 이들이 부동산 가격 폭등기에 사회 진출과 경제적 독립, 결혼 적령기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결혼 적령기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바람에 결혼도 포기해야 했다.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 하고,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남성들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 사회는 세습을 경유하지 않고서는 내 명의의 아파트에 살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능력과 세습이 교차하는 지점에 부동산 문제가 존재한다. 원룸 사는 청년과 상속받은 청년 사이에는 거대한 심연이 존재한다. 영끌 세대는 그렇게 출현한 것이다. 30대들의 변심은 이들이 겪은 부동산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다. 이들은 사회생활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나고 결혼을 생각할 시기에 집값이 폭등하여 결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좌절을 경험한 세대이다.

 

세대에 관한 책과 논문은 차고 넘쳐난다. 청년세대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그러하다. 하지만 대부분 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는 별 관심이 없다. 저마다 자기가 속한 세대의 관점에서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은 80년대생인 저자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생애를 토대로 1980년대 세대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논의들과 차별화된다. 1980년대 세대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1980년대 생으로서 서평만 읽어도 크게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경제 성장기에서 어렵게 살아온 부모님 세대에 비하면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집 구하기도 어렵고 좋은 직장 구하기도 어렵고

SNS는 발달할대로 발달해서 비교하지 않고서는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으니

가끔 내가 인생을 잘 살고 있는게 맞는지.. 별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곤 했다.

 

아직 부동산 영끌은 하지 않았지만, 할 뻔 했던 지난한 시간들이 있었고

여전히 나는 영끌을 고려하고 있다. 

 

내 명의의 집을 갖는것도 중요하지만

내 삶을 남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꾸려나가는게 더 중요한 것 같다.

 

88만원 세대는 어쩌면 SNS의 태동과 함께

타인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그 불행이 시작되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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